호주서 구사일생한 한국 여성 “죽음 앞두고 이런 생각했다”

By 허민 기자

호주 오지에서 실종돼 6일 만에 구조된 한국 여성 한주희(25)씨는 무슨 생각을 하며 버틸 수 있었을까.

호주를 여행하던 주희 씨는 지난 1일(현지시각) 퀸즐랜드 주 북부의 한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다가 깊은 협곡으로 떨어졌다.

당시 구조원들은 바위투성이 지형에 기온이 9도까지 떨어지는 곳이라 주희 씨가 살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희 씨는 6일 후 운 좋게 구조됐고 9일 호주 방송 ABC와 한국어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추락 후 몇 시간 의식을 잃었다가 밤에 가파른 경사면에서 깨어났어요.”

주희 씨는 “가파른 곳이라 거의 움직일 수 없었어요. 한 발만 잘못 디뎌도 바로 죽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주희 씨를 수색하던 헬리콥터(ABC뉴스 캡처)

주희 씨는 당시 ‘난 죽게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곧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희망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살고 싶었어요.”

“부모님을 많이 생각했어요.”

다행히 주희 씨는 3층 높이에서 떨어진 것치고는 부상이 경미했다. 치아가 조금 부러지고 경미한 타박상 정도만 입었다.

“전 고통을 느끼지 않았고 심지어 떨어졌다는 것도 기억나지 않았어요. 단지 깨어있었고 거기에 누워 있었어요.”

주희 씨의 산책로를 조사하던 경찰과 구조대(ABC뉴스)

주희 씨는 폭포수 근처에 있어 식수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안개로 옷과 신발이 젖어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저는 구출보다 일단 해가 떠서 따뜻해지길 바랐어요.”

그녀는 배가 고파지자 다음과 같은 음식이 떠올렸다고 한다.

“평소 자주 먹던 미고랭(볶은 면의 한 종류)과 시리얼, 바나나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그곳을 떠나 땅을 밟은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죽으면 할 수 없었고, 살아있어야만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슬퍼졌어요.”

바위틈에서 새어나오던 물을 먹고 며칠을 버티던 주희 씨는 결국 살기 위해 소리를 지르기로 했다. 운 좋게도 한 등산객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주희 씨는 “‘여기요!’라고 외쳤고 곧 헬리콥터가 다가왔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헬기로 구조되는 한주희 씨(오랜지색 모자)(ABC뉴스 캡처)

10분 후 도착한 헬리콥터에 주희 씨는 울음을 터뜨렸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 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Thank you)”란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부상이 경미하고 몸에 큰 이상이 없어 그녀는 곧 퇴원할 수 있었다. 그녀는 퇴원 후 파티를 준비하던 친구들에게 말했다.

“전 축하를 받을만한 자격이 없어요.”

“당시 친구가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전 죽었을 거예요. 친구를 포함해 모두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구조 당시 주희 씨(ABC뉴스)

그녀는 시련 이후 인생이 달라져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고 살 겁니다. 친구와 가족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고,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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