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미국의 성장동력 ‘창업기업’ 지난 9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3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벤처기업 레이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정보통신 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유망 벤처기업 발굴의 장으로 유명하다. Steve Jennings/Getty Images for TechCrunch 고용증가·혁신 일등공신기업 수 10년 전 비해 급감 창업기업은 미국 경제의 성공에 있어 중심역할을 해왔다. 창업한 지 5년 이하인 기업들이 바로 미국 순고용 증가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혁신도 도맡아왔다.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하는 반면, 신생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2일자)에서 “이 성장 기계가 고장 났다”고 진단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새로 창업하는 기업 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신생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도 평균 7개에서 5개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1999년 신생기업이 470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지난해에는 270만 개로 감소한 것이다. 필요한 인재 못 구해 발만 동동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의 영향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2001년부터 미국에서 상장사 수가 계속 감소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하고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했지만 결국 경기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3년 전 미국 금융회사를 대변하는 단체인 금융서비스포럼(FSF)에서 일하는 존 디어리와 코트니 게둘디그는 창업자들로부터 직접 문제점을 들어보기로 했다. 창업자들을 위한 모임을 열고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미국이라는 크고 다양한 특색을 지닌 나라에서 너무나 한결같은 대답이 나왔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 위태롭다”는 것이었다. 3년에 걸친 이들의 노력은 ‘일자리는 어디에 있나(Where the Jobs Are)’라는 책으로 소개됐다. 기업가들은 먼저 인적 자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이 빠르게 변화하는 고용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해상에 사무용 선박 띄운다’ 황당 계획도이민 정책을 말할 때 창업자들은 “분노하기까지 했다”고 두 저자는 전했다. 미국의 성공한 신생기업의 절반이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됐고, 특허의 상당수도 이들이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현 이민 정책은 일하려는 외국인을 내쫓는 식이라고 기업가들은 지적했다. 고용을 위한 비자 신청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미국에서 교육받은 외국인들도 학교 졸업과 동시에 바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 외국인 기술자를 채용하는 제도도 기존 기업에만 유리하게 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외국인 고용을 위해서는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해야 하고,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바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신생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고용을 보장하기 어렵다보니 결국 필요한 외국인 기술 인력을 채용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자들이 만난 맥스 마티라는 기업가는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공해상에 배 한 척을 띄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 중이었다. 외국인 사업가들이 선상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파 싸움에 불확실성稅 부담행정적 복잡성과 비용도 문제다. 미국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기업들이 규제와 세금에 대해 불평을 한다. 하지만 미국은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2009~2011년 오바마 행정부에서만 106개의 새로운 규제가 발표됐는데, 각 규제마다 연간 최소 1억 달러(1060억 원)의 비용이 발생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법인세도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민주공화 양당의 정파 싸움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시달리고 있다. 자산운용기관인 뱅가드그룹은 2011년부터 정치권 공방으로 2610억 달러(277조 원) 규모의 ‘불확실성세(uncertainty tax)’를 국민이 더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100만개 새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또 창업 자금도 부족해졌다. 창업 기업의 70%가 저축이나 주택을 담보로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데,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구의 평균 재산이 무려 40%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벤처자금이 ‘모험’을 두려워하면서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문은 미국 정치권을 두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생기업 활성화라고 충고했다. 현재 미국에서 실업자, 파트타임 근무자, 구직 포기자를 합치면 2200만 명에 이른다. 신문은 지금처럼 일자리가 더디게 증가한다면 미국은 2020년은 돼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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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 잃은 미국의 성장동력 ‘창업기업’
    • [ 기사입력   2013-10-21 18:04:59 ]

      지난 9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3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벤처기업 레이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정보통신 매체 테크크런치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유망 벤처기업 발굴의 장으로 유명하다. Steve Jennings/Getty Images for TechCrunch

       

       

      고용증가·혁신 일등공신
      기업 수 10년 전 비해 급감

       

       

      창업기업은 미국 경제의 성공에 있어 중심역할을 해왔다. 창업한 지 5년 이하인 기업들이 바로 미국 순고용 증가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혁신도 도맡아왔다.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하는 반면, 신생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2일자)에서 “이 성장 기계가 고장 났다”고 진단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새로 창업하는 기업 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신생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도 평균 7개에서 5개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1999년 신생기업이 470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면 지난해에는 270만 개로 감소한 것이다.

       

      필요한 인재 못 구해 발만 동동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의 영향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2001년부터 미국에서 상장사 수가 계속 감소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하고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했지만 결국 경기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3년 전 미국 금융회사를 대변하는 단체인 금융서비스포럼(FSF)에서 일하는 존 디어리와 코트니 게둘디그는 창업자들로부터 직접 문제점을 들어보기로 했다. 창업자들을 위한 모임을 열고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미국이라는 크고 다양한 특색을 지닌 나라에서 너무나 한결같은 대답이 나왔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 위태롭다”는 것이었다.

       

      3년에 걸친 이들의 노력은 ‘일자리는 어디에 있나(Where the Jobs Are)’라는 책으로 소개됐다. 기업가들은 먼저 인적 자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이 빠르게 변화하는 고용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해상에 사무용 선박 띄운다’ 황당 계획도


      이민 정책을 말할 때 창업자들은 “분노하기까지 했다”고 두 저자는 전했다. 미국의 성공한 신생기업의 절반이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됐고, 특허의 상당수도 이들이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현 이민 정책은 일하려는 외국인을 내쫓는 식이라고 기업가들은 지적했다. 고용을 위한 비자 신청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미국에서 교육받은 외국인들도 학교 졸업과 동시에 바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

       

      외국인 기술자를 채용하는 제도도 기존 기업에만 유리하게 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외국인 고용을 위해서는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해야 하고,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바로 미국을 떠나야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신생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고용을 보장하기 어렵다보니 결국 필요한 외국인 기술 인력을 채용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자들이 만난 맥스 마티라는 기업가는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공해상에 배 한 척을 띄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 중이었다. 외국인 사업가들이 선상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파 싸움에 불확실성稅 부담


      행정적 복잡성과 비용도 문제다. 미국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기업들이 규제와 세금에 대해 불평을 한다. 하지만 미국은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2009~2011년 오바마 행정부에서만 106개의 새로운 규제가 발표됐는데, 각 규제마다 연간 최소 1억 달러(1060억 원)의 비용이 발생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법인세도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민주공화 양당의 정파 싸움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시달리고 있다. 자산운용기관인 뱅가드그룹은 2011년부터 정치권 공방으로 2610억 달러(277조 원) 규모의 ‘불확실성세(uncertainty tax)’를 국민이 더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100만개 새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또 창업 자금도 부족해졌다. 창업 기업의 70%가 저축이나 주택을 담보로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데,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구의 평균 재산이 무려 40%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벤처자금이 ‘모험’을 두려워하면서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문은 미국 정치권을 두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생기업 활성화라고 충고했다. 현재 미국에서 실업자, 파트타임 근무자, 구직 포기자를 합치면 2200만 명에 이른다. 신문은 지금처럼 일자리가 더디게 증가한다면 미국은 2020년은 돼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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