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잘못된 정치 급진 세력 키워 ‘아이들아, 아무 일 없을 거야’ 쇼핑몰 테러가 발생한 9월 21일 AFP TV 카메라에 잡힌 한 가족의 모습. 엄마 페이스 왐부아는 어린 아들․딸과 함께 죽은 척한 자세로 누워 테러범을 피했다. 이 가족은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케냐 인터넷에는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은 엄마 왐부아의 용기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Nichole Sobecki/AFP/Getty Images “우리의 오아시스가 전쟁터가 됐다.”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고급쇼핑몰인 웨스트게이트 몰에 테러범들이 들이닥쳤다. 테러범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며 쇼핑객들을 살해했다. 테러 인질극은 발생 4일 만인 24일에야 겨우 진압됐다. 외국인 최소 18명을 포함해 시민 61명이 사망하고 적십자사 집계로 실종자만 71명이 나왔다. 우리나라 여성 1명도 희생됐다. 나이로비 주재 워싱턴포스트(WP) 기자는 웨스트게이트를 “나이로비의 오아시스”라며 “전쟁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웨스트게이트, 경제발전의 상징웨스트게이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케냐 경제의 상징이었다. 동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외국인과 비영리기구들이 주로 주재하는 곳이다. 이들 외국인과 부유한 현지인들이 쇼핑과 오락을 즐기는 곳이 바로 웨스트게이트였다. 또 케냐에 해수욕이나 사파리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코스였다.로이터는 올 1월 발생한 알제리 가스전 공격과 마찬가지로 테러범들이 테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와 경제 발전의 상징적 시설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알샤바브의 수장은 서구가 케냐의 소말리아 침공을 지원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케냐가 철군하지 않으면 추가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케냐군이 항구도시 탈환하자 보복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2000년대 중반 급진적 무슬림 청년 조직으로 시작해 급성장한 무장단체다. 케냐와 접한 소말리아는 20년 넘게 제대로 된 중앙정부를 갖지 못해 국토 대부분이 내전 상태였다. 알샤바브는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안전을 약속하며, 짧은 시간에 소말리아 중부와 남부, 수도 모가디슈까지 빠르게 장악했다. 하지만 유엔 지원 하에 아프리카연합군(AU)이 파견되면서 2011년 수도에서 물러나야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케냐군이 남부 키스마유 항구를 탈환하면서 알샤바브가 큰 타격을 입었다. 알샤바브는 이 항구를 통해 물품을 내륙에 보급하고 세금을 거둬 활동 자금을 마련해왔다.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Kenyan Presidential Press Service via Getty Images현재 소말리아 수도에는 유엔의 지원 하에 국회가 들어섰고 지난해에 대통령도 선출되면서 중앙정부가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알샤바브는 이 모든 것이 소말리아 자원을 노린 외국 정부의 음모라 비난하며 수도와 소말리아 곳곳에서 자살폭탄테러와 게릴라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샤바브가 아프리카연합군의 군사력에 밀려 주요 도시를 잃었지만 여전히 농촌지역에서 건재하다고 평가했다. 또 유엔보고서를 인용, 5000명 가까운 핵심 전투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의 분노 이용해 세력 확대”무엇보다 알샤바브는 케냐 내부에 자신들에게 인력과 자금을 제공하는 지원 단체들을 여럿 갖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들 지원 단체들은 광범위하고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과 신입 조직원을 모은다. 또 모집 범위도 케냐에 많이 사는 소말리아인들뿐 아니라 케냐 현지인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알샤바브와 같은 급진적 이슬람 단체가 아프리카에서 성행하는 원인에 대해 통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캠벨은 아프리카에 만연한 ‘잘못된 정치’가 바로 급진적 세력을 키우는 토양이라고 봤다. 캠벨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급진 이슬람세력들이 “명백히 반서구적이고 반기독교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소수만이 모든 부를 가지는 정치경제 상황에 대중들이 분노하는 점 또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벨은 아프리카 성장 신화에 어두운 단면이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상으로 호황을 누리는 국가를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불평등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캠벨은 “통계가 현실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테러 세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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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 잘못된 정치 급진 세력 키워
    • [ 기사입력   2013-10-04 09:03:08 ]

      ‘아이들아, 아무 일 없을 거야’ 쇼핑몰 테러가 발생한 9월 21일 AFP TV 카메라에 잡힌 한 가족의 모습. 엄마 페이스 왐부아는 어린 아들․딸과 함께 죽은 척한 자세로 누워 테러범을 피했다. 이 가족은 사건 발생 4시간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케냐 인터넷에는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은 엄마 왐부아의 용기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Nichole Sobecki/AFP/Getty Images

       

       

      “우리의 오아시스가 전쟁터가 됐다.”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고급쇼핑몰인 웨스트게이트 몰에 테러범들이 들이닥쳤다. 테러범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며 쇼핑객들을 살해했다. 테러 인질극은 발생 4일 만인 24일에야 겨우 진압됐다. 외국인 최소 18명을 포함해 시민 61명이 사망하고 적십자사 집계로 실종자만 71명이 나왔다. 우리나라 여성 1명도 희생됐다.


      나이로비 주재 워싱턴포스트(WP) 기자는 웨스트게이트를 “나이로비의 오아시스”라며 “전쟁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웨스트게이트, 경제발전의 상징
      웨스트게이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케냐 경제의 상징이었다. 동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외국인과 비영리기구들이 주로 주재하는 곳이다. 이들 외국인과 부유한 현지인들이 쇼핑과 오락을 즐기는 곳이 바로 웨스트게이트였다. 또 케냐에 해수욕이나 사파리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코스였다.


      로이터는 올 1월 발생한 알제리 가스전 공격과 마찬가지로 테러범들이 테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와 경제 발전의 상징적 시설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알샤바브의 수장은 서구가 케냐의 소말리아 침공을 지원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케냐가 철군하지 않으면 추가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케냐군이 항구도시 탈환하자 보복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2000년대 중반 급진적 무슬림 청년 조직으로 시작해 급성장한 무장단체다. 케냐와 접한 소말리아는 20년 넘게 제대로 된 중앙정부를 갖지 못해 국토 대부분이 내전 상태였다. 알샤바브는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안전을 약속하며, 짧은 시간에 소말리아 중부와 남부, 수도 모가디슈까지 빠르게 장악했다.


      하지만 유엔 지원 하에 아프리카연합군(AU)이 파견되면서 2011년 수도에서 물러나야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케냐군이 남부 키스마유 항구를 탈환하면서 알샤바브가 큰 타격을 입었다. 알샤바브는 이 항구를 통해 물품을 내륙에 보급하고 세금을 거둬 활동 자금을 마련해왔다.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Kenyan Presidential Press Service via Getty Images


      현재 소말리아 수도에는 유엔의 지원 하에 국회가 들어섰고 지난해에 대통령도 선출되면서 중앙정부가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알샤바브는 이 모든 것이 소말리아 자원을 노린 외국 정부의 음모라 비난하며 수도와 소말리아 곳곳에서 자살폭탄테러와 게릴라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샤바브가 아프리카연합군의 군사력에 밀려 주요 도시를 잃었지만 여전히 농촌지역에서 건재하다고 평가했다. 또 유엔보고서를 인용, 5000명 가까운 핵심 전투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의 분노 이용해 세력 확대”
      무엇보다 알샤바브는 케냐 내부에 자신들에게 인력과 자금을 제공하는 지원 단체들을 여럿 갖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들 지원 단체들은 광범위하고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과 신입 조직원을 모은다. 또 모집 범위도 케냐에 많이 사는 소말리아인들뿐 아니라 케냐 현지인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알샤바브와 같은 급진적 이슬람 단체가 아프리카에서 성행하는 원인에 대해 통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캠벨은 아프리카에 만연한 ‘잘못된 정치’가 바로 급진적 세력을 키우는 토양이라고 봤다. 캠벨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급진 이슬람세력들이 “명백히 반서구적이고 반기독교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소수만이 모든 부를 가지는 정치경제 상황에 대중들이 분노하는 점 또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벨은 아프리카 성장 신화에 어두운 단면이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상으로 호황을 누리는 국가를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불평등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캠벨은 “통계가 현실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테러 세력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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