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 난민 신청자 생계 지원 부분 여전히 심각하다”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변호하며 사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사안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때 섬뜩하면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사진=전경림 기자) 이주민의 인권 고려한넓은 시야와 법제,사회 문화적 접근 통해문제를 해결하려는 혜안이 절실한 시점 1951년, 유엔이 난민지위협약을 채택한 이래 한국은 1993년 3월 국내법으로 조건부 수용했다. 이후 20년 만에 독립 난민법 시대를 맞았다. 법무부의 발표로는 지난 5월 말까지 중국인 난민신청자는 모두 365명, 그 가운데 70명은 철회했고 259명은 거부됐으며 8명은 심사 중이다. 그나마 한국의 품에 안긴 사람은 인정 7명, 인도적 체류 허가 21명이다.2012년 2월 공포된 대한민국 법률 제11298호 난민법이 7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난민정책이 크게 개선되는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 방향과 예산 부족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이주와 난민 분야를 맡고 있는 황필규 변호사를 만나 난민법에 대해 들었다.7월 1일 난민법 시행 이전과 달라진 점“난민 규정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출입국관리법의 하위 조항에 존재했다. 이제 독립된 법률로 제정되는 것이다. 난민법이 시행되면 난민 신청 6개월이 지난 후에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난민법이 절차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발전했지만 난민 신청자의 생계 지원 부분이 ‘재량’ 사항으로 돼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난민 신청자에게 생계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지원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 난민 인정된 사람은 국내법 적용한다. 그렇다면 내국인과 동등한 위치란 뜻인데“난민들의 사회적응 통합과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난민법이 자칫 알맹이 없는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법무부 난민 관련 예산 20억 6900만 원 가운데 대부분인 19억 8000만 원은 오는 9월 인천 영종도에 개관하는 난민지원센터에 투입된다. 하지만 난민들의 생계지원에는 1원도 배정 안 됐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도 시설은 짓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그렇다면 인권 선진국의 난민 처우는 어떤가“적어도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몇몇 나라는 적어도 합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길은 터놓고 있다. 아니면 법을 어기라는 것이 되니까. 독일의 경우 15만 명의 난민 신청자들은 250유로를 받게 돼 있다. 권리다. 작년 독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판례에는 250유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소송이 있었다. 헌재는 250유로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기준에 반(反)한다 판결 내렸다. 결국 뭘 좀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줘야 한다는 의미 있는 판결이었다. 얼마 전 남아공 대법원에서는 ‘모든 외국인이 취업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란 판결이 나왔다. 달리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난민 신청자에게 취업할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은 결국 범죄를 저지르라는 것이거나 구걸을 하라는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는 권리란 측면을 떠나서 생계지원 안 하고 취업허가를 주지 않는 것은 법이 불가능을 강요하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난민 신청 후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겠다“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같이 생계 보장이 안 되는 나라에서는 죽으라는 얘기다.법무부에 장기간 구금하는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하면 ‘도망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한다.” 한국에선 주로 어떤 사람들이 난민 신청을 하나“난민 인정된 사람 중에는 티베트, 위구르 쪽 사람들은 아는 바 없다. 파룬궁 수련자도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지만 지금까지 2명만 난민으로 인정됐다. 민주화 운동을 하는 분도 2명 인정됐다.” 최근 난민 불인정 된 파룬궁 수련자 2명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다. 인도적 체류도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인도적 체류 허가가 떨어졌다면 이의신청이 기각됐다는 얘기다. 이번에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을 안다. 2011년부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었다. 난민법 발효 전에는 언제 중국으로 추방당할 지 모르는 상태였다. 추방한 선례가 있지만 거의 안하기로 했다. 지금은 강제퇴거 명령은 내리지만 퇴거를 집행하지 않겠다는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생계 지원 조항 있나“없다. 단 체류자격외 활동허가로 사업주와 고용계약서를 미리쓰고 사업자등록증을 복사해 법무부에 제출하면 6개월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6개월 사람을 쓰려고 고용주가 이런 번거러운 일을 할지 의심스럽다. 기존 신뢰관계가 있는 사업주 외엔 힘들 것이다.2008년 법이 개정될 때 이부분에 문제제기를 했는데 법무부는 전혀 받아 들일 의사가 없었다. 처우나 권리란 부분에서는 정말 생각이 없는 거다.”그렇다면 이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면 생명 위험이 노출된 본국으로 추방되나? 아니면 제3국을 선택해서 갈 수 있나“강제퇴거 당할 것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 상태가 유지되면 본국 송환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면 허가가 취소될 것이다. 제3국 추방은 출입국 입장에서는 왠만하면 보낼 수 없다. 왜냐하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보낸 국가에서 문제가 생기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난민법의 개선에 대한 의견이 있나“난민과 관련된 유엔의 역사를 봤을 때 한국전쟁 당시 유엔 한국재건기구가 있었다. 소위 실향민들에 대한 지원을 하던 기구다. 전쟁지원 즉 군대지원뿐 아니라 재건기구 같은 인도적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좋겠다. 난민 제도가 개선되면 난민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거라 미루어 짐작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년 10월,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포털사이트에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난민법은 2011년 말에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 시행 예정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가 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외국인 혐오주의 경향이 강한 온라인 카페가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개입한 결과였고, 며칠 동안 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에 ‘난민은 성범죄자들이다’ ‘난민은 AIDS를 한국에 퍼뜨린다’ 등의 수만 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난민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관련 인권단체들에 대한 욕설과 협박성 글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인권, 특히 이주민의 인권을 생각하는 이들의 긴 호흡과 넓은 시야, 그리고 법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2004년 아름다운재단 산하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으로 출발했다. 공익변호사기금을 기반으로 영리활동을 하지 않고 근무 시간을 오로지 공익활동에 집중하는 국내 최초의 비영리·전업·공익변호사 단체다. 지난 9년간 사회적 약자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2년 12월부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업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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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법, 난민 신청자 생계 지원 부분 여전히 심각하다”
  • [ 기사입력   2013-07-12 14:03:12 ]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변호하며 사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사안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때 섬뜩하면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사진=전경림 기자)

     

     

    이주민의 인권 고려한
    넓은 시야와 법제,
    사회 문화적 접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혜안이 절실한 시점

     

    1951년, 유엔이 난민지위협약을 채택한 이래 한국은 1993년 3월 국내법으로 조건부 수용했다. 이후 20년 만에 독립 난민법 시대를 맞았다. 법무부의 발표로는 지난 5월 말까지 중국인 난민신청자는 모두 365명, 그 가운데 70명은 철회했고 259명은 거부됐으며 8명은 심사 중이다. 그나마 한국의 품에 안긴 사람은 인정 7명, 인도적 체류 허가 21명이다.


    2012년 2월 공포된 대한민국 법률 제11298호 난민법이 7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난민정책이 크게 개선되는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 방향과 예산 부족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이주와 난민 분야를 맡고 있는 황필규 변호사를 만나 난민법에 대해 들었다.


    7월 1일 난민법 시행 이전과 달라진 점
    “난민 규정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출입국관리법의 하위 조항에 존재했다. 이제 독립된 법률로 제정되는 것이다. 난민법이 시행되면 난민 신청 6개월이 지난 후에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난민법이 절차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발전했지만 난민 신청자의 생계 지원 부분이 ‘재량’ 사항으로 돼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난민 신청자에게 생계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기함으로써 지원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

     

    난민 인정된 사람은 국내법 적용한다. 그렇다면 내국인과 동등한 위치란 뜻인데
    “난민들의 사회적응 통합과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난민법이 자칫 알맹이 없는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법무부 난민 관련 예산 20억 6900만 원 가운데 대부분인 19억 8000만 원은 오는 9월 인천 영종도에 개관하는 난민지원센터에 투입된다. 하지만 난민들의 생계지원에는 1원도 배정 안 됐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도 시설은 짓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


    그렇다면 인권 선진국의 난민 처우는 어떤가
    “적어도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몇몇 나라는 적어도 합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길은 터놓고 있다. 아니면 법을 어기라는 것이 되니까. 독일의 경우 15만 명의 난민 신청자들은 250유로를 받게 돼 있다. 권리다.

     

    작년 독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판례에는 250유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소송이 있었다. 헌재는 250유로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기준에 반(反)한다 판결 내렸다.

     

    결국 뭘 좀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줘야 한다는 의미 있는 판결이었다. 얼마 전 남아공 대법원에서는 ‘모든 외국인이 취업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란 판결이 나왔다.

     

    달리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난민 신청자에게 취업할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은 결국 범죄를 저지르라는 것이거나 구걸을 하라는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는 권리란 측면을 떠나서 생계지원 안 하고 취업허가를 주지 않는 것은 법이 불가능을 강요하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난민 신청 후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겠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같이 생계 보장이 안 되는 나라에서는 죽으라는 얘기다.
    법무부에 장기간 구금하는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하면 ‘도망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한다.”

     

    한국에선 주로 어떤 사람들이 난민 신청을 하나
    “난민 인정된 사람 중에는 티베트, 위구르 쪽 사람들은 아는 바 없다. 파룬궁 수련자도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지만 지금까지 2명만 난민으로 인정됐다. 민주화 운동을 하는 분도 2명 인정됐다.”

     

    최근 난민 불인정 된 파룬궁 수련자 2명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다. 인도적 체류도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인도적 체류 허가가 떨어졌다면 이의신청이 기각됐다는 얘기다. 이번에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을 안다. 2011년부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었다. 난민법 발효 전에는 언제 중국으로 추방당할 지 모르는 상태였다. 추방한 선례가 있지만  거의 안하기로 했다. 지금은 강제퇴거 명령은 내리지만 퇴거를 집행하지 않겠다는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생계 지원 조항 있나
    “없다. 단 체류자격외 활동허가로 사업주와 고용계약서를 미리쓰고 사업자등록증을 복사해 법무부에 제출하면 6개월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6개월 사람을 쓰려고 고용주가 이런 번거러운 일을 할지 의심스럽다. 기존 신뢰관계가 있는 사업주 외엔 힘들 것이다.


    2008년 법이 개정될 때 이부분에 문제제기를 했는데 법무부는 전혀 받아 들일 의사가 없었다. 처우나 권리란 부분에서는 정말 생각이 없는 거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면 생명 위험이 노출된 본국으로 추방되나? 아니면 제3국을 선택해서 갈 수 있나
    “강제퇴거 당할 것이다. 인도적 체류 허가 상태가 유지되면 본국 송환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면 허가가 취소될 것이다. 제3국 추방은 출입국 입장에서는 왠만하면 보낼 수 없다. 왜냐하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보낸 국가에서 문제가 생기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난민법의 개선에 대한 의견이 있나
    “난민과 관련된 유엔의 역사를 봤을 때 한국전쟁 당시 유엔 한국재건기구가 있었다. 소위 실향민들에 대한 지원을 하던 기구다. 전쟁지원 즉 군대지원뿐 아니라 재건기구 같은 인도적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좋겠다. 난민 제도가 개선되면 난민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거라 미루어 짐작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작년 10월,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포털사이트에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난민법은 2011년 말에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 시행 예정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난민법’이 급상승 검색어가 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외국인 혐오주의 경향이 강한 온라인 카페가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개입한 결과였고, 며칠 동안 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에 ‘난민은 성범죄자들이다’ ‘난민은 AIDS를 한국에 퍼뜨린다’ 등의 수만 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난민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관련 인권단체들에 대한 욕설과 협박성 글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인권, 특히 이주민의 인권을 생각하는 이들의 긴 호흡과 넓은 시야, 그리고 법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2004년 아름다운재단 산하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으로 출발했다. 공익변호사기금을 기반으로 영리활동을 하지 않고 근무 시간을 오로지 공익활동에 집중하는 국내 최초의 비영리·전업·공익변호사 단체다. 지난 9년간 사회적 약자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2년 12월부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업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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