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피난처 “비밀의 세계 마침내 폭로됐다” 재산 은닉과 역외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세계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마르코스 전 필리핀 독재자의 장녀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이자 대선캠프의 재무담당자였던 장 오기에. (사진=AFP Getty Images) ICIJ,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 문건 입수위키리크스 160배 분량…분석에 15개월 걸려“비밀의 세계가 마침내 폭로됐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 3일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은닉한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캐나다 퀸즈 대학의 아서 칵필드 교수는 캐나다 CBC방송과 인터뷰에서 “결코 있어본 적이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논평했다.12만 개 기업, 13만 명 기록 담겨ICIJ는 3일자 기사에서 “기업의 자료와 개인정보, 이메일이 든 컴퓨터 하드드라이브가 우편으로 도착하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탐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하드드라이브는 호주 기자 제라드 라일이 자국 기업 ‘파이어파워’의 역외 탈세와 사기 사건을 3년간 추적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물이었다. 한 제보자가 기업의 내부 문건 250만 건과 이메일 200만 건, 개인정보 등 260GB 분량의 자료를 라일 기자에게 넘긴 것이다. 이 파일 크기는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의 비밀 외교 전문(電文)의 160배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이었다. 여기에는 중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남태평양의 쿡제도, 싱가포르 등 10개 지역, 12만 2000개 기업과 관련자 13만 명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ICIJ는 영국 BBC,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미국 워싱턴포스트, 캐나다 CBC 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과 공동으로 15개월에 걸쳐 분석 작업을 벌였다. 참여한 기자들만 46개국 86명에 이른다.은닉 자금, 미국·일본 경제와 맞먹는 수준ICIJ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역외 기업 관련자들의 주소가 170개 국가와 지역에 퍼져 있었다. 분석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 이를 두고 역외 탈세가 세계적 범위에서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맥킨지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제임스 헨리는 조세피난처에 은닉된 부유층의 자금 규모를 21조~32조 달러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 경제를 합친 수준이다. 현재 영국 비정부기구 세금정의네트워크(TJN)의 이사로 재직 중인 헨리는 “역외 경제 규모는 지금도 계속 성장세”라고 밝혔다.가디언에 따르면 자료 분석으로 포착된 사람들은 미국 치과의사에서 그리스의 중산층, 독재자의 가족과 동유럽, 인도네시아의 억만장자, 국제 무기거래상까지 다양했다고 전했다. ICIJ는 현재 각국의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 탁신 전 태국 총리의 전 부인,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이자 유명 경영인인 미르잔 빈 마하티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가족, 바야르척트 상가자브 몽골 국회 부의장,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 부인 올가 슈발로바와 마르코스 전 필리핀 독재자의 장녀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이자 지난해 올랑드 대선캠프의 공동 재무담당자였던 장 오기에 등이 명단에 올랐다. ICIJ는 웹사이트에 이들의 사진 및 혐의 내용과 함께 본인들이 밝힌 반박 진술도 올려놨다.UBS·도이체방크 등 세계적 은행도 가담ICIJ에 따르면 정부 고위층과 그 가족들은 주로 서류상 기업을 설립하거나 비밀이 보장되는 은행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유층들은 주로 저택과 요트, 예술품 등 재산을 구매하는데 세금을 회피하고 익명성을 보장받기 위해 복잡한 역외 구조를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스위스 UBS, 클라이덴, 독일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 은행들이 서류상 기업의 설립을 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한편, ICIJ는 5일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독일, 그리스, 캐나다, 미국에서 있었던 정부의 자료 요청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ICIJ는 자신들은 사법기관이나 정부기관이 아닌 독립적인 보도 단체로 내규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계획했던 2주간의 기사 발표가 마무리 되는대로 개별 국가에 집중하는 탐사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나 내년까지 보도를 지속할 의도”라고 밝혀 당분간 역외 탈세 파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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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 피난처 “비밀의 세계 마침내 폭로됐다”
    • [ 기사입력   2013-04-11 09:46:01 ]

      재산 은닉과 역외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세계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마르코스 전 필리핀 독재자의 장녀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이자 대선캠프의 재무담당자였던 장 오기에. (사진=AFP Getty Images)

       

      ICIJ,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 문건 입수
      위키리크스 160배 분량…분석에 15개월 걸려


      “비밀의 세계가 마침내 폭로됐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 3일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은닉한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캐나다 퀸즈 대학의 아서 칵필드 교수는 캐나다 CBC방송과 인터뷰에서 “결코 있어본 적이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논평했다.


      12만 개 기업, 13만 명 기록 담겨


      ICIJ는 3일자 기사에서 “기업의 자료와 개인정보, 이메일이 든 컴퓨터 하드드라이브가 우편으로 도착하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탐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하드드라이브는 호주 기자 제라드 라일이 자국 기업 ‘파이어파워’의 역외 탈세와 사기 사건을 3년간 추적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물이었다. 한 제보자가 기업의 내부 문건 250만 건과 이메일 200만 건, 개인정보 등 260GB 분량의 자료를 라일 기자에게 넘긴 것이다.


      이 파일 크기는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의 비밀 외교 전문(電文)의 160배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이었다. 여기에는 중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남태평양의 쿡제도, 싱가포르 등 10개 지역, 12만 2000개 기업과 관련자 13만 명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ICIJ는 영국 BBC,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미국 워싱턴포스트, 캐나다 CBC 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과 공동으로 15개월에 걸쳐 분석 작업을 벌였다. 참여한 기자들만 46개국 86명에 이른다.


      은닉 자금, 미국·일본 경제와 맞먹는 수준


      ICIJ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역외 기업 관련자들의 주소가 170개 국가와 지역에 퍼져 있었다. 분석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 이를 두고 역외 탈세가 세계적 범위에서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맥킨지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제임스 헨리는 조세피난처에 은닉된 부유층의 자금 규모를 21조~32조 달러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 경제를 합친 수준이다. 현재 영국 비정부기구 세금정의네트워크(TJN)의 이사로 재직 중인 헨리는 “역외 경제 규모는 지금도 계속 성장세”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자료 분석으로 포착된 사람들은 미국 치과의사에서 그리스의 중산층, 독재자의 가족과 동유럽, 인도네시아의 억만장자, 국제 무기거래상까지 다양했다고 전했다. 


      ICIJ는 현재 각국의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 탁신 전 태국 총리의 전 부인,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이자 유명 경영인인 미르잔 빈 마하티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가족, 바야르척트 상가자브 몽골 국회 부의장,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 부인 올가 슈발로바와 마르코스 전 필리핀 독재자의 장녀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이자 지난해 올랑드 대선캠프의 공동 재무담당자였던 장 오기에 등이 명단에 올랐다. ICIJ는 웹사이트에 이들의 사진 및 혐의 내용과 함께 본인들이 밝힌 반박 진술도 올려놨다.


      UBS·도이체방크 등 세계적 은행도 가담


      ICIJ에 따르면 정부 고위층과 그 가족들은 주로 서류상 기업을 설립하거나 비밀이 보장되는 은행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유층들은 주로 저택과 요트, 예술품 등 재산을 구매하는데 세금을 회피하고 익명성을 보장받기 위해 복잡한 역외 구조를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스위스 UBS, 클라이덴, 독일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 은행들이 서류상 기업의 설립을 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ICIJ는 5일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독일, 그리스, 캐나다, 미국에서 있었던 정부의 자료 요청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ICIJ는 자신들은 사법기관이나 정부기관이 아닌 독립적인 보도 단체로 내규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계획했던 2주간의 기사 발표가 마무리 되는대로 개별 국가에 집중하는 탐사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나 내년까지 보도를 지속할 의도”라고 밝혀 당분간 역외 탈세 파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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