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전쟁 10주년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10년 전인 2003년 2월 15일 미국 주요 도시를 비롯해 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다. 1000만 명 이상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반전 시위에도 약 한달 후 미국은 이라크를 선제공격했다. 당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반전 시위 모습. Mario Tama/Getty Images 10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시위가 있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15일자 온라인판)은 추정치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략 세계 600여 도시에서 1000만~1500만 명이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2003년 2월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300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런던과 바르셀로나에서는 100만여 명,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도 약 20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오세아니아, 유럽, 북미 곳곳에서 시위가 벌여졌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하나였다. 바로 ‘이라크 전쟁 반대’였다. 미국이 속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협력국가 등지에서 발생한 이 반전 시위의 규모를 두고 타임은 “가히 사상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시위대의 엄청난 규모에 “세계에는 두 개의 슈퍼 파워가 존재한다. 바로 미국과 세계 여론”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임신한 몸을 이끌고 반전 시위에 참여했던 라일라 랄라미(작가)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미국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했다.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큰 규모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목소리는 무시됐다. 시위 약 한 달 후인 3월 19일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을 단행했다. 타임은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시위대에 냉담했고, 무책임하고 순응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은 전쟁을 막을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중동 美사령관, WMD발언에 ‘충격’시위대의 목소리만 무시됐던 것이 아니었다. 미 MSNBC방송은 당시 정부와 군대 내의 반대 여론은 지금까지 추측해왔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광범위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와 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를 이유로 침공했으나 거의 모두가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9.11 테러 당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이었던 앤서니 지니(Anthony Zinni)는 당시 딕 체니 부통령의 WMD 발언을 TV에서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며 “신뢰할 만한 증거를 단 한 건도 본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기밀 해제된 회의 메모와 정보기관 관계자의 인터뷰를 근거로 당시 부시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9.11테러 전부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할 의도였으며, 테러가 좋은 구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의 최고 테러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었던 폴 필라(Paul Pillar)는 9.11테러가 “침략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전통을 깰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목적을 위해 기밀 정보들은 왜곡되고 과장됐다. 필라는 “연설문 작성자와 발표자들이 기교를 부려 국민들에게 어떤 일은 사실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밝혔다. ‘자만(hubris)에서 비롯된’ ‘불필요했던 전쟁’(타임)으로 양국은 모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2011년 12월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9년 간 지속됐다. 이라크인 10만여 명, 미군과 연합군 4804명이 각각 사망했고, 미국은 1조 달러(108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라크는 지금도 분파 간 무력 충돌에 시달리며 정국 안정이 아직 요원한 상태다.

  •   Section - | 뉴스 | 라이프 | 연재 | 엔터테인먼트 | 칼럼 | 오피니언
  •   Category - | 국제 | 경제 | 시사 | 중국 | 전국
  • 뉴스 Edition > 국제
     
    美, 이라크 전쟁 10주년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 [ 기사입력   2013-02-20 15:21:44 ]

      10년 전인 2003년 2월 15일 미국 주요 도시를 비롯해 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다. 1000만 명 이상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반전 시위에도 약 한달 후 미국은 이라크를 선제공격했다. 당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반전 시위 모습. Mario Tama/Getty Images

       

      10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시위가 있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15일자 온라인판)은 추정치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략 세계 600여 도시에서 1000만~1500만 명이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2003년 2월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300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런던과 바르셀로나에서는 100만여 명,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도 약 20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오세아니아, 유럽, 북미 곳곳에서 시위가 벌여졌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하나였다. 바로 ‘이라크 전쟁 반대’였다.


      미국이 속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협력국가 등지에서 발생한 이 반전 시위의 규모를 두고 타임은 “가히 사상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시위대의 엄청난 규모에 “세계에는 두 개의 슈퍼 파워가 존재한다. 바로 미국과 세계 여론”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임신한 몸을 이끌고 반전 시위에 참여했던 라일라 랄라미(작가)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미국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했다.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큰 규모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목소리는 무시됐다. 시위 약 한 달 후인 3월 19일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을 단행했다. 타임은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시위대에 냉담했고, 무책임하고 순응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은 전쟁을 막을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중동 美사령관, WMD발언에 ‘충격’


      시위대의 목소리만 무시됐던 것이 아니었다.


      미 MSNBC방송은 당시 정부와 군대 내의 반대 여론은 지금까지 추측해왔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광범위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와 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를 이유로 침공했으나 거의 모두가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9.11 테러 당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이었던 앤서니 지니(Anthony Zinni)는 당시 딕 체니 부통령의 WMD 발언을 TV에서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며 “신뢰할 만한 증거를 단 한 건도 본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방송은 기밀 해제된 회의 메모와 정보기관 관계자의 인터뷰를 근거로 당시 부시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9.11테러 전부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할 의도였으며, 테러가 좋은 구실이 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의 최고 테러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었던 폴 필라(Paul Pillar)는 9.11테러가 “침략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전통을 깰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목적을 위해 기밀 정보들은 왜곡되고 과장됐다. 필라는 “연설문 작성자와 발표자들이 기교를 부려 국민들에게 어떤 일은 사실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밝혔다.


      ‘자만(hubris)에서 비롯된’ ‘불필요했던 전쟁’(타임)으로 양국은 모두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2011년 12월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9년 간 지속됐다. 이라크인 10만여 명, 미군과 연합군 4804명이 각각 사망했고, 미국은 1조 달러(108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라크는 지금도 분파 간 무력 충돌에 시달리며 정국 안정이 아직 요원한 상태다.


    Twee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