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한류, "공격 전략보다는 가치 발굴… 공감대 형성할 때" 새정부에 전통문화 세계화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제5회 전통문화의 한류 동반진출 전략 연구포럼'이 1월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전통문화 산업이 한류 같은 파급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 자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관련 포럼을 진행한 한편 한복, 한국학, 한지, 한식, 한옥 등 분야별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제5차 포럼은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는 한편, 전문가들이 전통문화 정책의 방향을 제안하는 토론으로 진행됐다. 제5회 '전통문화의 한류 동반진출 전략 연구포럼'에서 인사말을 하는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그는 "전통문화는 단지 과거에서 전승돼와서 소중한 게 아니라 미래 문화를 창조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문화 자원(cultural resour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문화에 내재된 문화 자원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으로 현대에 재탄생될 때 전 세계인에게 보편적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전경림 기자) 발제자로 나선 포럼기획운영위원장인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그간의 토론회와 포럼 내용을 종합하고 전통문화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사진=전경림 기자) 발제를 맡은 포럼기획운영위원장 이원태 연구위원은 그간의 논의를 종합, 기존 전통문화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한국학 배제와 관계부처나 민·관의 협력 부실로 정리했다. 이 연구위원은 2007년 수립한 한스타일 종합 육성계획에서 한국의 정신문화인 한국학을 빼고 한글, 한지, 한복, 한식, 한옥, 국악 등 6개 분야만 지원한 이후, 정신문화와 물질문화의 조화라는 원래 한스타일 육성 취지와 목표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협의회가 작동하지 못하면서 관계 부처간 업무가 중복되고 협력이 안 돼 정책이 파편화됐다고 언급했다. 문화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차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계 법안을 마련, 민간과도 협력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김창규 교수는 전통문화의 대중화, 현대화, 세계화라는 그간의 캐치프레이즈와 관련, 세 가지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인이 전통문화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대중화가 안 된 상황에서는 현대화와 세계화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문화가 예전 문교부에서 독립됐다는 것이 문화인에게는 큰 자랑이었지만, 교육이 수반되지 않는 문화는 내실화는 물론 대중화될 수 없다"며 "전통문화를 어릴 때부터 교육에 포함시켜야 대중화와 현대화,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국악평론가 윤중강 씨는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사회가 발달할수록 사람들이 충족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 이야기(story)이고 K-POP의 흐름도 점차 콘서트에서 뮤지컬로 이행하고 있다"며 "전통문화가 한류로 동반진출하려면 한국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포럼에서 6명 전문가가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전통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하는 방식에 있어, '전략 모색'보다는 '소통과 공감'이 필요하단 논조가 두드러졌다. (사진=전경림 기자) 이 자리에선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것과 관련, 공격적인 자세에 대한 반성이 많았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최희수 교수는 사업내용이나 목적이 대상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류 논의와 관련, '진출' '공략' 등 단어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랑스 콘서트에 온 현지인들이 K-POP스타들의 단정한 용모와 깎듯한 매너에 열광했다는 말을 현지 한국문화원장에게서 들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한류 팬'이라고 불리면 개인의 개성을 몰수당하고 집단 속에 휘둘리는 것으로 생각해 극도의 거부감을 갖는다더라"고 설명했다. 한국외대 국제학부 박상미 교수도 "지나친 문화 확대에 관한 논의는 문화제국주의적인 사고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 같은 큰 그림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관이나 대중매체 기고가 중에도 때로 문화제국주의적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 극우 정치인의 발언이 외부에서 비난을 산 사례를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끼리'의 논의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동대 민속학과 이상현 교수는 기존 전통문화정책에서 민족문화를 강조, 전통문화 전파에 노력했음에도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제3공화국부터 '한민족'이라는 상상화된 민족 개념을 가지고 이념성을 강조했다"며 "그 점이 전통문화를 한류로 연결시키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문화, 고령화 사회로 가는 현 시점에서 그간의 민족 개념을 되짚고 진정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문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최근 독일의 한국식당에 독일인 비율이 높아진 점을 언급하며, 독일인들이 가장 비싼 일식을 찾지 않고 동호회를 조직해 월 1회씩 한식당에 오는 이유는 "날것에 대한 관심이 줄고 불고기 같은 따뜻한 음식에 관심이 높아져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처럼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권할 게 아니라, 독일인의 사례처럼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찾게 된 배경 등 관련 근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문화의 의미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함한희 교수는 '2012년부터 '한류 3.0'시대라지만 그간 토론결과에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정확히 나와있지 않았다"며 "한류 3.0시대에 해야할 것은 전통문화의 의미를 찾는 것,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드라마 '대장금'을 보면서 '우리도 예전엔 저랬었다'라며 잃어버린 가치를 찾았다"면서 생애 주기별 음식이 정립된 한식의 섬세함, 한국문화의 즉흥성과 적응력 등 우리 전통문화에 담긴 가치를 찾아 의미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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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한류, "공격 전략보다는 가치 발굴… 공감대 형성할 때"
  • [ 기사입력   2013-01-14 17:16:17 ]

    새정부에 전통문화 세계화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제5회 전통문화의 한류 동반진출 전략 연구포럼'이 1월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전통문화 산업이 한류 같은 파급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 자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관련 포럼을 진행한 한편 한복, 한국학, 한지, 한식, 한옥 등 분야별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제5차 포럼은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는 한편, 전문가들이 전통문화 정책의 방향을 제안하는 토론으로 진행됐다.

     

    제5회 '전통문화의 한류 동반진출 전략 연구포럼'에서 인사말을 하는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그는 "전통문화는 단지 과거에서 전승돼와서 소중한 게 아니라 미래 문화를 창조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문화 자원(cultural resour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문화에 내재된 문화 자원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으로 현대에 재탄생될 때 전 세계인에게 보편적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전경림 기자)

     

    발제자로 나선 포럼기획운영위원장인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그간의 토론회와 포럼 내용을 종합하고 전통문화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사진=전경림 기자)

     

    발제를 맡은 포럼기획운영위원장 이원태 연구위원은 그간의 논의를 종합, 기존 전통문화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한국학 배제와 관계부처나 민·관의 협력 부실로 정리했다. 이 연구위원은 2007년 수립한 한스타일 종합 육성계획에서 한국의 정신문화인 한국학을 빼고 한글, 한지, 한복, 한식, 한옥, 국악 등 6개 분야만 지원한 이후, 정신문화와 물질문화의 조화라는 원래 한스타일 육성 취지와 목표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협의회가 작동하지 못하면서 관계 부처간 업무가 중복되고 협력이 안 돼 정책이 파편화됐다고 언급했다. 문화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차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계 법안을 마련, 민간과도 협력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김창규 교수는 전통문화의 대중화, 현대화, 세계화라는 그간의 캐치프레이즈와 관련, 세 가지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인이 전통문화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대중화가 안 된 상황에서는 현대화와 세계화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문화가 예전 문교부에서 독립됐다는 것이 문화인에게는 큰 자랑이었지만, 교육이 수반되지 않는 문화는 내실화는 물론 대중화될 수 없다"며 "전통문화를 어릴 때부터 교육에 포함시켜야 대중화와 현대화,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국악평론가 윤중강 씨는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사회가 발달할수록 사람들이 충족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 이야기(story)이고 K-POP의 흐름도 점차 콘서트에서 뮤지컬로 이행하고 있다"며 "전통문화가 한류로 동반진출하려면 한국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포럼에서 6명 전문가가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전통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하는 방식에 있어, '전략 모색'보다는 '소통과 공감'이 필요하단 논조가 두드러졌다. (사진=전경림 기자)

     

    이 자리에선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것과 관련, 공격적인 자세에 대한 반성이 많았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최희수 교수는 사업내용이나 목적이 대상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류 논의와 관련, '진출' '공략' 등 단어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랑스 콘서트에 온 현지인들이 K-POP스타들의 단정한 용모와 깎듯한 매너에 열광했다는 말을 현지 한국문화원장에게서 들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한류 팬'이라고 불리면 개인의 개성을 몰수당하고 집단 속에 휘둘리는 것으로 생각해 극도의 거부감을 갖는다더라"고 설명했다.

     

    한국외대 국제학부 박상미 교수도 "지나친 문화 확대에 관한 논의는 문화제국주의적인 사고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 같은 큰 그림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관이나 대중매체 기고가 중에도 때로 문화제국주의적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 극우 정치인의 발언이 외부에서 비난을 산 사례를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끼리'의 논의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동대 민속학과 이상현 교수는 기존 전통문화정책에서 민족문화를 강조, 전통문화 전파에 노력했음에도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제3공화국부터 '한민족'이라는 상상화된 민족 개념을 가지고 이념성을 강조했다"며 "그 점이 전통문화를 한류로 연결시키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문화, 고령화 사회로 가는 현 시점에서 그간의 민족 개념을 되짚고 진정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자문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최근 독일의 한국식당에 독일인 비율이 높아진 점을 언급하며, 독일인들이 가장 비싼 일식을 찾지 않고 동호회를 조직해 월 1회씩 한식당에 오는 이유는 "날것에 대한 관심이 줄고 불고기 같은 따뜻한 음식에 관심이 높아져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처럼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권할 게 아니라, 독일인의 사례처럼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찾게 된 배경 등 관련 근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문화의 의미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함한희 교수는 '2012년부터 '한류 3.0'시대라지만 그간 토론결과에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정확히 나와있지 않았다"며 "한류 3.0시대에 해야할 것은 전통문화의 의미를 찾는 것,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드라마 '대장금'을 보면서 '우리도 예전엔 저랬었다'라며 잃어버린 가치를 찾았다"면서 생애 주기별 음식이 정립된 한식의 섬세함, 한국문화의 즉흥성과 적응력 등 우리 전통문화에 담긴 가치를 찾아 의미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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