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르네상스’ 왔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공장 ‘어플라이언스 파크’에는 올 초 55년 만에 처음 새로운 조립라인이 설치됐다. 사진은 새로운 생산설비를 갖춘 냉장고 공장 내부. 여기서는 올 3월부터 멕시코 공장에 맡겨오던 최신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출처=GE) GE·월풀·오티스 해외 공장 자국으로 유턴총비용서 임금 비율 낮아 절감 효과 적어왜 미국으로 돌아오나유가 상승에 수송비 비싸진 반면천연가스 붐으로 美에너지는 저렴中 임금 오르지만 미국은 낮아져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던 미국 기업들이 자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미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최신호(12월)는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켄터키주 루이빌에는 미국의 대표적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어플라이언스 파크’가 있다. 대형쇼핑몰만큼 넓은 공장 6동이 나란히 서 있는데, 주차장 길이만 1.6km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다. 1950년대에 조성된 후 1973년 2만 3000명을 고용할 만큼 전성기를 누렸으나, 이후 차츰 쇠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8년 현 GE의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공장 매각을 결정했으나 경기하락으로 인수할 사람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공장 근로자수가 1863명으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이멜트 GE회장. Getty Images이멜트 GE 최고경영자“해외 생산이 오히려 구식 되고 있어 국내서 생산하면 이익 더 많다 판단”GE, 반세기만에 새 조립라인 설치하지만 올해 어플라이언스 파크에 변화가 찾아왔다. 반세기만에 처음 새로운 조립라인이 설치된 것이다. 14년 동안 쓰지 않고 방치됐던 제2공장 건물에서 중국 하청업체에 맡겼던 온수히터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 달 후에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최신식 냉장고를 생산하기 위한 새 조립라인이 들어섰다. 또 내년 초 식기세척기 생산을 위한 공사도 한창이다.어플라이언스 파크를 부활시키기 위해 8억 달러(8600억 원)를 쏟아 부은 이멜트 CEO는 지난 3월 경제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해외 생산이 “빠르게 구식이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9월 한 공개석상에서 “자선단체를 운영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국내에서 생산하면 더 돈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멜트 CEO의 주장은 기존 사업 모델을 뒤집는 것이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미국에서는 햄버거 빼고 생산할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당연시됐다. 노동비용이 개발도상국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0년 어플라이언스 파크의 공장 근로자 1명 임금으로 중국에서 20~30명을 고용할 수 있었다.‘미국서 햄버거 빼고 만들게 없다’ 해외 공장 이전이 가속화되고 노동절약형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979년 1960만개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10년 사이에는 이전보다 7배나 빠른 속도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GE를 비롯해 미국 기업들이 자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가전회사 월풀은 중국에서 만들던 믹서를 오하이오 공장으로 가져왔다. 엘리베이터 회사 오티스는 멕시코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공장을 옮겼다. 장난감 회사인 웸오(Wham-O)는 중국에서 만들던 플라스틱 원반도 이제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한다. 공장 유턴을 이끈 요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2000년에 비해 원유 가격이 3배나 오르면서 수송비가 뛰었다. 반면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개발 붐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공장의 운영비용이 많이 낮아졌다. 현재 천연가스는 아시아가 미국보다 4배 더 비싸다. 또 개도국의 노동비 상승으로 절감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 중국의 임금은 2000년 대비 약 5배가량 올랐고, 연간 18%씩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어플라이언스 파크의 경우 70~80년대 강성으로 유명했던 노조가 최저 임금을 시간당 13.50달러(1만 4500원)로 정하는 데 동의했다. 이전보다 8달러 낮아진 수준이다. 또 기술발달로 노동비가 전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낮아지면서, 저임금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미국산이 중국산보다 20% 싸져GE의 온수히터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 동안 온수히터기 디자인은 미국 본사에서 하고 중국 공장은 본사에서 주문한 대로 생산을 해왔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서 생산을 해보니 설계가 너무 까다로워 근로자들이 조립을 기피할 정도였다. 결국 디자인팀과 기술팀, 생산 라인의 근로자까지 한자리에 모여 다시 디자인을 했다. 그러자 부품의 20%가 줄어드는 새 설계가 나왔다. 부품이 줄어드니 재료비도 25% 가량 줄었다. 디자인이 보다 단순해지니 10시간 걸리던 조립 시간이 2시간으로 줄면서 노동비와 함께 에너지도 절약됐다. 그 결과 미국산이 기존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오히려 20% 낮아졌다. 게다가 공장에서 물류창고로 제품이 입고되는 시간도 기존에 5주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 붐을 이끌고 있는 해리 모저는 “해외 생산을 하는 기업의 약 60%가 실질적인 비용 계산을 잘못한 경우”라며 “노동비용만 보고 숨은 비용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투자자문회사 ISI그룹은 지난 8월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강해지고 있는 이유를 제시한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의 저자 낸시 라자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시작”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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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 왔다
    • [ 기사입력   2012-12-12 16:49:21 ]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공장 ‘어플라이언스 파크’에는 올 초 55년 만에 처음 새로운 조립라인이 설치됐다. 사진은 새로운 생산설비를 갖춘 냉장고 공장 내부. 여기서는 올 3월부터 멕시코 공장에 맡겨오던 최신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출처=GE)

       

      GE·월풀·오티스 해외 공장 자국으로 유턴
      총비용서 임금 비율 낮아 절감 효과 적어


      왜 미국으로 돌아오나
      유가 상승에 수송비 비싸진 반면
      천연가스 붐으로 美에너지는 저렴
      中 임금 오르지만 미국은 낮아져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던 미국 기업들이 자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미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최신호(12월)는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에는 미국의 대표적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어플라이언스 파크’가 있다. 대형쇼핑몰만큼 넓은 공장 6동이 나란히 서 있는데, 주차장 길이만 1.6km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다.


      1950년대에 조성된 후 1973년 2만 3000명을 고용할 만큼 전성기를 누렸으나, 이후 차츰 쇠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8년 현 GE의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공장 매각을 결정했으나 경기하락으로 인수할 사람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공장 근로자수가 1863명으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이멜트 GE회장. Getty Images

      이멜트 GE 최고경영자
      “해외 생산이 오히려 구식 되고 있어
      국내서 생산하면 이익 더 많다 판단”


      GE, 반세기만에 새 조립라인 설치


      하지만 올해 어플라이언스 파크에 변화가 찾아왔다. 반세기만에 처음 새로운 조립라인이 설치된 것이다. 14년 동안 쓰지 않고 방치됐던 제2공장 건물에서 중국 하청업체에 맡겼던 온수히터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 달 후에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최신식 냉장고를 생산하기 위한 새 조립라인이 들어섰다. 또 내년 초 식기세척기 생산을 위한 공사도 한창이다.


      어플라이언스 파크를 부활시키기 위해 8억 달러(8600억 원)를 쏟아 부은 이멜트 CEO는 지난 3월 경제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해외 생산이 “빠르게 구식이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9월 한 공개석상에서 “자선단체를 운영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국내에서 생산하면 더 돈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멜트 CEO의 주장은 기존 사업 모델을 뒤집는 것이었다. 불과 5년 전만해도 ‘미국에서는 햄버거 빼고 생산할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당연시됐다. 노동비용이 개발도상국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0년 어플라이언스 파크의 공장 근로자 1명 임금으로 중국에서 20~30명을 고용할 수 있었다.


      ‘미국서 햄버거 빼고 만들게 없다’


      해외 공장 이전이 가속화되고 노동절약형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979년 1960만개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10년 사이에는 이전보다 7배나 빠른 속도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GE를 비롯해 미국 기업들이 자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가전회사 월풀은 중국에서 만들던 믹서를 오하이오 공장으로 가져왔다. 엘리베이터 회사 오티스는 멕시코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공장을 옮겼다. 장난감 회사인 웸오(Wham-O)는 중국에서 만들던 플라스틱 원반도 이제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한다.


      공장 유턴을 이끈 요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2000년에 비해 원유 가격이 3배나 오르면서 수송비가 뛰었다. 반면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개발 붐으로 에너지 집약적인 공장의 운영비용이 많이 낮아졌다. 현재 천연가스는 아시아가 미국보다 4배 더 비싸다.


      또 개도국의 노동비 상승으로 절감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 중국의 임금은 2000년 대비 약 5배가량 올랐고, 연간 18%씩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어플라이언스 파크의 경우 70~80년대 강성으로 유명했던 노조가 최저 임금을 시간당 13.50달러(1만 4500원)로 정하는 데 동의했다. 이전보다 8달러 낮아진 수준이다.


      또 기술발달로 노동비가 전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낮아지면서, 저임금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미국산이 중국산보다 20% 싸져


      GE의 온수히터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 동안 온수히터기 디자인은 미국 본사에서 하고 중국 공장은 본사에서 주문한 대로 생산을 해왔다. 그런데 막상 미국에서 생산을 해보니 설계가 너무 까다로워 근로자들이 조립을 기피할 정도였다. 결국 디자인팀과 기술팀, 생산 라인의 근로자까지 한자리에 모여 다시 디자인을 했다.


      그러자 부품의 20%가 줄어드는 새 설계가 나왔다. 부품이 줄어드니 재료비도 25% 가량 줄었다. 디자인이 보다 단순해지니 10시간 걸리던 조립 시간이 2시간으로 줄면서 노동비와 함께 에너지도 절약됐다. 그 결과 미국산이 기존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오히려 20% 낮아졌다. 게다가 공장에서 물류창고로 제품이 입고되는 시간도 기존에 5주에서 30분으로 단축됐다.


      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 붐을 이끌고 있는 해리 모저는 “해외 생산을 하는 기업의 약 60%가 실질적인 비용 계산을 잘못한 경우”라며 “노동비용만 보고 숨은 비용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문회사 ISI그룹은 지난 8월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강해지고 있는 이유를 제시한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의 저자 낸시 라자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시작”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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