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은 사기 … 대학가지 마!” 지난 9월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가까운 규모다. McNew/Getty Images 애플·MS·트위터·페이스북…대학중퇴자가 설립 대졸이 대졸만 고용하는 닫힌 시스템이 문제 미국에서는 치솟는 학비에 비해 대졸자 취업 전망이 불투명지면서 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월 30일 대학이 성공을 위한 필수 코스라는 인식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2살의 벤자민 고어링은 2년 전 캔자스대학을 중퇴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던 고어링은 대형 강의에 교수들이 자기 이름조차 모르는 현실에 좌절했다. 결국 대학을 중퇴하고 정보산업(IT) 벤처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로 가서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했다. 고어링은 “교육은 4년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라며 지금도 자퇴 결정을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IT업계서 중퇴는 ‘훈장’고어링이 중퇴를 고심할 때 그의 롤 모델은 애플의 설립자 故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리드 대학을 중퇴한 일을 두고 “내가 한 최고의 결정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굳이 잡스가 아니더라도 미국 IT분야의 거물들 중에는 유독 대학 중퇴자들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와 에반 윌리엄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도 모두 대학 중퇴자들이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대학 중퇴가 훈장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이들이 젊은 세대의 롤 모델이 되면서 대학 중퇴가 학업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이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는 작가 마이클 엘스버그(35)는 앞으로는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로 능력이 평가된다고 말한다. 자기 일자리 하나만을 창출해도 그것이 바로 능력이라는 것이다.엘스버그는 “모두가 저커버그나 잡스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애완견을 산책 시켜주는 사업으로도 수십 만 달러를 버는 사람들이 있다”고 조언한다.학자금 대출 1조 달러 넘어서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는 데는 높은 투자비용에 비해 그 수익이 점점 불확실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부에서는 대학 교육을 과열된 부동산과 같은 ‘버블(거품)’에 비유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 학자금 대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이 1조 달러(약 1080조 원)를 넘어 섰다. 신용카드 대출보다 많은 규모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대학 학비는 물가상승률을 훌쩍 넘어 30년 사이 4배나 뛰었고,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학비도 오르고 빚도 늘었지만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오히려 좁아졌다. 이 때문에 억만장자이자 벤처투자자인 피터 티엘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학위가 필요하다는 말은 속임수”라며 “사람들은 보통 (학자금) 빚 때문에 더 못살게 된다”고 비판한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을 공동 설립해 막대한 부를 쌓은 티엘은 2010년부터 아예 대학을 다니지 않는 20세 미만 청년들을 뽑아 10만 달러(약 1억 800만 원)를 주는 장학 사업을 벌이고 있다. 2년 간 대학을 다니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보라는 뜻에서다.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알투처는 글과 강연, 저서로 본격적으로 대학 무용론을 제기한다. 어린 두 딸을 둔 알투처는 한 강연에서 “딸들이 성인이 됐을 때 20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를 쥐어 주며 4년간 재미있게 지내라고 할 생각은 없다”고 선언했다. 알투처는 대학교육을 “제도적인 사기”라고 혹평한다. 대졸자들이 대졸자만을 고용하는 닫힌 시스템 때문에 대학의 천문학적인 학비에도 학생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취업 경쟁서 더 필요”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티엘과 알투처에 대해 자신들이 각각 스탠포드, 코넬 같은 명문대를 졸업해 그 혜택을 누렸으면서 젊은이들에게 위험한 충고를 한다는 것이다. 뉴욕대 리차드 에어럼 교수(사회학)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학 졸업장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취업 경쟁에서 대학 졸업장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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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교육은 사기 … 대학가지 마!”
    • [ 기사입력   2012-12-05 14:44:04 ]

      지난 9월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가까운 규모다. McNew/Getty Images

       

      애플·MS·트위터·페이스북…대학중퇴자가 설립
      대졸이 대졸만 고용하는 닫힌 시스템이 문제

       

      미국에서는 치솟는 학비에 비해 대졸자 취업 전망이 불투명지면서 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월 30일 대학이 성공을 위한 필수 코스라는 인식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2살의 벤자민 고어링은 2년 전 캔자스대학을 중퇴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던 고어링은 대형 강의에 교수들이 자기 이름조차 모르는 현실에 좌절했다. 결국 대학을 중퇴하고 정보산업(IT) 벤처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로 가서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했다. 고어링은 “교육은 4년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라며 지금도 자퇴 결정을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IT업계서 중퇴는 ‘훈장’


      고어링이 중퇴를 고심할 때 그의 롤 모델은 애플의 설립자 故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리드 대학을 중퇴한 일을 두고 “내가 한 최고의 결정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굳이 잡스가 아니더라도 미국 IT분야의 거물들 중에는 유독 대학 중퇴자들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와 에반 윌리엄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도 모두 대학 중퇴자들이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대학 중퇴가 훈장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이들이 젊은 세대의 롤 모델이 되면서 대학 중퇴가 학업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선택이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는 작가 마이클 엘스버그(35)는 앞으로는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로 능력이 평가된다고 말한다. 자기 일자리 하나만을 창출해도 그것이 바로 능력이라는 것이다.


      엘스버그는 “모두가 저커버그나 잡스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애완견을 산책 시켜주는 사업으로도 수십 만 달러를 버는 사람들이 있다”고 조언한다.


      학자금 대출 1조 달러 넘어서


      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는 데는 높은 투자비용에 비해 그 수익이 점점 불확실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부에서는 대학 교육을 과열된 부동산과 같은 ‘버블(거품)’에 비유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 학자금 대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이 1조 달러(약 1080조 원)를 넘어 섰다. 신용카드 대출보다 많은 규모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대학 학비는 물가상승률을 훌쩍 넘어 30년 사이 4배나 뛰었고,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학비도 오르고 빚도 늘었지만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오히려 좁아졌다.
      이 때문에 억만장자이자 벤처투자자인 피터 티엘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학위가 필요하다는 말은 속임수”라며 “사람들은 보통 (학자금) 빚 때문에 더 못살게 된다”고 비판한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을 공동 설립해 막대한 부를 쌓은 티엘은 2010년부터 아예 대학을 다니지 않는 20세 미만 청년들을 뽑아 10만 달러(약 1억 800만 원)를 주는 장학 사업을 벌이고 있다. 2년 간 대학을 다니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보라는 뜻에서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알투처는 글과 강연, 저서로 본격적으로 대학 무용론을 제기한다. 어린 두 딸을 둔 알투처는 한 강연에서 “딸들이 성인이 됐을 때 20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를 쥐어 주며 4년간 재미있게 지내라고 할 생각은 없다”고 선언했다. 알투처는 대학교육을 “제도적인 사기”라고 혹평한다. 대졸자들이 대졸자만을 고용하는 닫힌 시스템 때문에 대학의 천문학적인 학비에도 학생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취업 경쟁서 더 필요”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티엘과 알투처에 대해 자신들이 각각 스탠포드, 코넬 같은 명문대를 졸업해 그 혜택을 누렸으면서 젊은이들에게 위험한 충고를 한다는 것이다.


      뉴욕대 리차드 에어럼 교수(사회학)는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학 졸업장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취업 경쟁에서 대학 졸업장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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