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감도설' 옛사람의 말과 행동을 거울삼아 나를 살피다 제감도설 중 옛 황제들의 선한 사례에 나오는 '남도금장(覽圖禁杖)'. 당 태종이 인체 그림을 통해 사람의 오장 계통이 모두 등에 매인 것을 알고는 죄수의 등을 태질하지 못하게 조칙을 내렸다는 일화다. 청대에 그려진 삽화. ‘안씨가훈(顔氏家訓)’을 지어 가정교육을 역설한 육조시대 문학가 안지추(顔之推)는 "성공한 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며 그 결론을 덕망(德望)이라고 했다. 덕(德)을 중요시한 옛사람들은 덕을 지키려면 자신을 점검하는 '거울'을 늘 곁에 둘 것을 주장했다. 명나라 황실 교과서 ‘제감도설(帝鑑圖說)’은 10살에 황제가 된 신종(神宗, 1573~1619)이 삶의 거울로 삼을 수 있도록 역대 제왕들의 언행 117가지를 그림과 글로 설명한 책이다. 신종의 스승 장거정(長居正)은 이 책으로 황제의 도덕을 교육해 명나라 말기의 혼란을 극복하려 했다. ‘안씨가훈’ ‘신선전’ 등 동양고전을 100권 넘게 번역한 건국대 임동석 교수는 이번에 ‘제감도설’을 완역해 책으로 냈다. 말은 전하면 전할수록 글은 풀이하면 풀이할수록 원 뜻이 훼손되기 마련이다. 심오한 사상 경지가 담긴 고전은 쉽게 해석했다는 책이 나올수록 원 뜻을 알기 어렵다. 이번 ‘제감도설’ 완역본은 원본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 원 뜻을 비교적 가까이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원본 자체가 그림, 원문, 직해 순으로 독학이 가능하게끔 구성됐기 때문에, 대부분 직역한 것인데도 이해가 쉽다. 역자는 한국인이 잘 모르는 인명, 지명, 사건명과 주요 어휘를 주석으로 따로 써서 원본과 분리했고, 원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해서도 가능한 한 원전을 찾아 책 뒤에 싣는 등 독자를 배려했다. 명나라 백과전서 '삼재도회(三才圖會)'에 실린 당 태종의 초상. 제감도설(帝鑑圖說)은 ‘황제가 거울로 삼아야 할 내용을 추려 그림과 설명을 곁들인 책’이라는 뜻이다. 거울로 삼아 본받거나 경계할 사례를 나열해 황제가 천하와 만백성을 통솔하는 기강을 바로 세우게 하겠다는 취지다. 향초(香草)와 취초(臭草)를 한 바구니에 담지 않고 미추(美醜)를 명확히 구분한다는 원칙에 따라 좋은 사례 81가지와 나쁜 사례 36가지를 각각 상편, 하편으로 분리했다. 이 책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내심으로부터 반향을 일으킬만하다. 위정자가 갖춘 바른 소양에 감동하고, 당시 사람들의 선량한 면모에 자신의 부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형수 390명을 집에 보내주며 기한 내에 돌아오라고 하자 단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기한 내에 사형집행을 받으러 온 이야기(당 태종), 공주가 깃털 장식을 즐기자 “사람들이 너를 흉내 내다보면 많은 새들이 생명을 잃을 테니 그런 장식을 하지 말라”고 한 일화(송 태조), 낮은 직책의 사람이 올리는 상서라도 수레를 멈추고 들은 이야기(한 문제), 나라에 이상한 징조가 있자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은 일화(상나라 중종 태무) 등은 일부 예이다. 반복적으로 깊이 음미하며 볼 가치도 있다. 어떤 사례는 왜 경계할 것이고 어떤 일은 왜 본받을만한지, 숨겨진 뜻을 한 번 봐서는 모를 수도 있다. 장수(안녹산)를 총애하다가 난리를 당한 당 현종의 이야기(경계할 사례), 아첨하는 신하를 물리친 당 태종의 이야기(본받을 사례)는 사람을 볼 때 무엇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취미, 공부, 자녀교육, 효도, 부부 및 교우관계, 정치, 종교를 대하는 문제 등 생활 전반에서 현대인이 행동 방향을 잡는 데에도 유용하다. 시대에 따라 바뀌는 규칙을 열거한 게 아니라 도덕성(性)이라는 근본적인 원리를 담았기 때문이다. 역자는 “물질의 풍요함을 누리는 것 못지않게 그보다 더 큰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책을 권한다. 착하고 총명하며 사회성도 있는 자녀를 키우는 데에 이 책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 明 장거정 지음/ 임동석 역주/ 고즈윈/ 값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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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감도설' 옛사람의 말과 행동을 거울삼아 나를 살피다
  • [ 기사입력   2011-08-08 18:39:03 ]

    제감도설 중 옛 황제들의 선한 사례에 나오는 '남도금장(覽圖禁杖)'. 당 태종이 인체 그림을 통해 사람의 오장 계통이 모두 등에 매인 것을 알고는 죄수의 등을 태질하지 못하게 조칙을 내렸다는 일화다. 청대에 그려진 삽화.

     

    ‘안씨가훈(顔氏家訓)’을 지어 가정교육을 역설한 육조시대 문학가 안지추(顔之推)는 "성공한 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며 그 결론을 덕망(德望)이라고 했다. 덕(德)을 중요시한 옛사람들은 덕을 지키려면 자신을 점검하는 '거울'을 늘 곁에 둘 것을 주장했다.

     

    명나라 황실 교과서 ‘제감도설(帝鑑圖說)’은 10살에 황제가 된 신종(神宗, 1573~1619)이 삶의 거울로 삼을 수 있도록 역대 제왕들의 언행 117가지를 그림과 글로 설명한 책이다. 신종의 스승 장거정(長居正)은 이 책으로 황제의 도덕을 교육해 명나라 말기의 혼란을 극복하려 했다. ‘안씨가훈’ ‘신선전’ 등 동양고전을 100권 넘게 번역한 건국대 임동석 교수는 이번에 ‘제감도설’을 완역해 책으로 냈다.

     

    말은 전하면 전할수록 글은 풀이하면 풀이할수록 원 뜻이 훼손되기 마련이다. 심오한 사상 경지가 담긴 고전은 쉽게 해석했다는 책이 나올수록 원 뜻을 알기 어렵다. 이번 ‘제감도설’ 완역본은 원본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 원 뜻을 비교적 가까이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원본 자체가 그림, 원문, 직해 순으로 독학이 가능하게끔 구성됐기 때문에, 대부분 직역한 것인데도 이해가 쉽다. 역자는 한국인이 잘 모르는 인명, 지명, 사건명과 주요 어휘를 주석으로 따로 써서 원본과 분리했고, 원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해서도 가능한 한 원전을 찾아 책 뒤에 싣는 등 독자를 배려했다.

     

                    명나라 백과전서 '삼재도회(三才圖會)'에 실린 당 태종의 초상.

     

    제감도설(帝鑑圖說)은 ‘황제가 거울로 삼아야 할 내용을 추려 그림과 설명을 곁들인 책’이라는 뜻이다. 거울로 삼아 본받거나 경계할 사례를 나열해 황제가 천하와 만백성을 통솔하는 기강을 바로 세우게 하겠다는 취지다. 향초(香草)와 취초(臭草)를 한 바구니에 담지 않고 미추(美醜)를 명확히 구분한다는 원칙에 따라 좋은 사례 81가지와 나쁜 사례 36가지를 각각 상편, 하편으로 분리했다.

     

    이 책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내심으로부터 반향을 일으킬만하다. 위정자가 갖춘 바른 소양에 감동하고, 당시 사람들의 선량한 면모에 자신의 부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형수 390명을 집에 보내주며 기한 내에 돌아오라고 하자 단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기한 내에 사형집행을 받으러 온 이야기(당 태종), 공주가 깃털 장식을 즐기자 “사람들이 너를 흉내 내다보면 많은 새들이 생명을 잃을 테니 그런 장식을 하지 말라”고 한 일화(송 태조), 낮은 직책의 사람이 올리는 상서라도 수레를 멈추고 들은 이야기(한 문제), 나라에 이상한 징조가 있자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은 일화(상나라 중종 태무) 등은 일부 예이다.

     

    반복적으로 깊이 음미하며 볼 가치도 있다. 어떤 사례는 왜 경계할 것이고 어떤 일은 왜 본받을만한지, 숨겨진 뜻을 한 번 봐서는 모를 수도 있다. 장수(안녹산)를 총애하다가 난리를 당한 당 현종의 이야기(경계할 사례), 아첨하는 신하를 물리친 당 태종의 이야기(본받을 사례)는 사람을 볼 때 무엇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취미, 공부, 자녀교육, 효도, 부부 및 교우관계, 정치, 종교를 대하는 문제 등 생활 전반에서 현대인이 행동 방향을 잡는 데에도 유용하다. 시대에 따라 바뀌는 규칙을 열거한 게 아니라 도덕성(性)이라는 근본적인 원리를 담았기 때문이다.

     

    역자는 “물질의 풍요함을 누리는 것 못지않게 그보다 더 큰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책을 권한다. 착하고 총명하며 사회성도 있는 자녀를 키우는 데에 이 책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

     

    明 장거정 지음/ 임동석 역주/ 고즈윈/ 값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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