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조선명문가 독서교육법' 옛 명사의 언행에서 찾은 진정한 독서 자녀에게 책을 권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생각에 되도록 많이 읽히고 효율적인 독서방법도 고민한다.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다음생각 펴냄)은 자녀의 독서 교육으로 고민하는 학부모나 일선 교사들에게 유용한 힌트가 될법한 책이다. 유성룡, 송시열, 정약용 같은 조선의 명사 55인이 자녀에게 독서를 지도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독서 방식을 소개하는 책 같지만, 읽다 보면 조선 명문가가 주장한 독서는 개념부터가 지금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이는 반드시 먼저 모범적인 삶을 산 옛사람의 길을 알려주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다음에 몸을 닦는 공부를 하면 가히 사람답게 된다(권양)” “독서는 옛사람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다. 반복하여 읽어 마음을 깊이 붙여야 한다. 어느 순간 마음에 얻는 바가 있으면 스스로 알게 된다. 그러니 그 뜻을 언어에만 의지하지 말라(기대승)” 등 대부분 사례에서 선조들은 정신 수양을 위해 책을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에 세 번 읽기, 정독하기, 독서의 22가지 계율 같은 구체적인 방법은 이런 사상적 기초 위에서 개인적으로 터득한 것이다. 여러 권을 훑는 '다독'을 질타한 사례들이 눈에 띈다. 다독 풍조는 지금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에도 청나라 간행물과 국내 필사본이 넘쳐나며 이런 경향이 생겼다. 대학자의 사상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자기 수련을 하던 원래의 독서 목표가 이 때에 와서는 취미나 지식습득으로 변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동조한 학자들도 있지만 지금도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성룡, 정약용 같은 대학자들은 이런 풍조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유성룡은 “요즘 서울의 젊은이들은 빠른 성공만을 원한다. … 옛 성현의 글이 담긴 책들은 다락방에 처박아두고, 말을 도둑질해 시험 감독관의 눈에 띄도록 글을 지어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고 정약용은 “지금 공부하는 이는 박학에만 집착할 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 오직 자신이 널리 듣고 많이 기억하는 것과 글을 잘 짓고, 말을 잘하는 것만 자랑한다. 그리고 세상은 고루하다고 비웃고 다닌다”고 했다. 명사들의 훌륭한 말과 행동을 직접인용으로 풍부하게 실은 것은 이 책의 특장이다. “나라에 충성하지 못하는 행동은 효가 될 수 없다”고 한 사육신(死六臣) 박팽년, 둔재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59세 문과급제자 김득신, “내 부족함을 말해주는 이가 스승이요, 내 좋은 점을 말해주는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이”라고 한 김성일, “오직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성해응 등의 명언이 그것이다. 독서법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진정으로 유용한 독서법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 지식 습득 차원이 아닌 정신 수양을 위한 책 읽기야말로 이들처럼 높은 학문적 경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상주 지음/ 다음생각/ 1만 4000원

뉴스 Edition > 북스(Books)
 
[리뷰]'조선명문가 독서교육법' 옛 명사의 언행에서 찾은 진정한 독서
  • [ 기사입력   2011-08-08 14:43:47 ]
    자녀에게 책을 권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생각에 되도록 많이 읽히고 효율적인 독서방법도 고민한다.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다음생각 펴냄)은 자녀의 독서 교육으로 고민하는 학부모나 일선 교사들에게 유용한 힌트가 될법한 책이다. 유성룡, 송시열, 정약용 같은 조선의 명사 55인이 자녀에게 독서를 지도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독서 방식을 소개하는 책 같지만, 읽다 보면 조선 명문가가 주장한 독서는 개념부터가 지금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이는 반드시 먼저 모범적인 삶을 산 옛사람의 길을 알려주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다음에 몸을 닦는 공부를 하면 가히 사람답게 된다(권양)” “독서는 옛사람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다. 반복하여 읽어 마음을 깊이 붙여야 한다. 어느 순간 마음에 얻는 바가 있으면 스스로 알게 된다. 그러니 그 뜻을 언어에만 의지하지 말라(기대승)” 등 대부분 사례에서 선조들은 정신 수양을 위해 책을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에 세 번 읽기, 정독하기, 독서의 22가지 계율 같은 구체적인 방법은 이런 사상적 기초 위에서 개인적으로 터득한 것이다.

     

    여러 권을 훑는 '다독'을 질타한 사례들이 눈에 띈다. 다독 풍조는 지금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에도 청나라 간행물과 국내 필사본이 넘쳐나며 이런 경향이 생겼다. 대학자의 사상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 자기 수련을 하던 원래의 독서 목표가 이 때에 와서는 취미나 지식습득으로 변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동조한 학자들도 있지만 지금도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성룡, 정약용 같은 대학자들은 이런 풍조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유성룡은 “요즘 서울의 젊은이들은 빠른 성공만을 원한다. … 옛 성현의 글이 담긴 책들은 다락방에 처박아두고, 말을 도둑질해 시험 감독관의 눈에 띄도록 글을 지어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고 정약용은 “지금 공부하는 이는 박학에만 집착할 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 오직 자신이 널리 듣고 많이 기억하는 것과 글을 잘 짓고, 말을 잘하는 것만 자랑한다. 그리고 세상은 고루하다고 비웃고 다닌다”고 했다.

     

    명사들의 훌륭한 말과 행동을 직접인용으로 풍부하게 실은 것은 이 책의 특장이다. “나라에 충성하지 못하는 행동은 효가 될 수 없다”고 한 사육신(死六臣) 박팽년, 둔재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59세 문과급제자 김득신, “내 부족함을 말해주는 이가 스승이요, 내 좋은 점을 말해주는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이”라고 한 김성일, “오직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성해응 등의 명언이 그것이다. 독서법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진정으로 유용한 독서법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 지식 습득 차원이 아닌 정신 수양을 위한 책 읽기야말로 이들처럼 높은 학문적 경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상주 지음/ 다음생각/ 1만 4000원



Tweeter Facebook